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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시스템으로 절단 장애인도 스키체험하게 만든 대학생

중앙일보|김윤호 기자|2017-06-15
모노스키(Mono Ski)는 스키 플레이트(Ski Plate)가 하나인 스키를 말한다. 하지가 마비되거나 절단된 장애인들이 타는 스키의 한 종목이기도 하다. 모노스키는 한 개의 스키 플레이트와 의자, 서스펜션(Suspension), 발판으로 구성돼 있다. 좌우 중심을 잡기 위해 손에 드는 ‘아웃리거(Outrigger)’라는 보조 장비가 더해진다. 하지 마비나 절단 장애인도 스키 체험 가능 설면의 진동까지 그대로 전달해 눈길 하지만 아웃리거까지 있는 스키 장비가 있어도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스키를 실제 타는 것은 쉽지 않다. 장비가 비싸고 모노스키를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즐길만한 안전한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대학교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와 학생들이 VR(가상현실: Virtual Reality)을 기반으로 한 모노스키 체험 시스템을 개발했다. 다리가 없는 절단 장애인까지 스키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장애인 스포츠 프로그램이다. VR 시스템을 개발한 주인공은 김창훈(41)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와 8명의 학부 학생들로 꾸려진 ‘블루스크린’ 팀이다. 이들이 만든 VR 시스템은 머리에 착용하는 가상현실 재생기기(헤드셋)와 사용자 동작을 인식하는 컨트롤러·동작인식 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장애인이 이 시스템을 몸에 장착하면 실제 스키를 타는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 상체의 기울기에 따라 방향 전환이 가능하고, 설면에서 오는 진동까지 몸으로 느낄 수 있게 설계됐다. 블루스크린 팀장 박찬희(25·컴퓨터정보공학부 4년) 씨는 “가상현실이지만 장애인들은 실제 스키를 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직접 현실에서 눈으로 주변을 보는 듯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으로 영상 변화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VR 시스템 제작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연히 나왔다. 2년 전 김창훈 교수는 평소 알고 지내는 김남제(55) 장애인 스키 국가대표 감독과 최원현(58) 전 대한장애인체육회 사무총장과 만났다. 이들은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앞둔 우리나라에 장애인을 위한 동계 스포츠 활성화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게임’처럼 동계 스포츠 프로그램을 만들면 장애인이라도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아이디어를 기억한 김 교수가 학교로 돌아와 학생들과 모노스키 VR 개발에 본격 착수하게 된 것이다. 이 VR 시스템은 지난 2일 대구대에서 열린 한국산업정보학회 춘계 학술대회 캡스톤경진대회(창작 설계 대회)에서 최우수상(1위)을 수상했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포위즈시스템에 기술을 이전해 본격적인 사업화도 준비 중이다. 김 교수는 “스키 같은 동계 스포츠는 장애인들이 접근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학생들과 고민하면서 1년여간 공을 들여 VR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학생들과 새로운 장애인 VR 스포츠 시스템 개발에도 계속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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